상자 밖에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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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팀원을 안 좋게 생각하고, 항상 그 팀원과 일을 할 때에는 불편한 감정을 숨길 수 없었던 적이 있는가? 평소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사람이 비난 받을 만한 행동을 했을 때, 속으로 기뻐한 적이 있는가? 실제로는 함께 일하는 동료가 실패하길 은근히 바라고, 다른 부서가 성공을 거두는 것을 못마땅히 여긴 적이 있는가?

내가 그랬다. 전 직장에서도, 현 직장에서도 종종 그랬다. 나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잘 인지하지 못했고, 부정적인 감정만 쌓이곤 했다.

왜 그랬을까? 왜 나뿐만 아니라 인간은 이렇게 잘못된 길로 빠지기 쉬울까? 내가 생각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말로 내뱉든 마음 속으로 생각하든 비난하는 것이 상자 밖으로 나오는 의지를 가지는 것보다 쉽다.
  • 상자 안에서 바라보는 사람이 비난 받을 만한 행동을 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기쁨이 크다.

위에서 말하는 상자란, 어떤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어쨌든 이 책은 내가 종종 겪는 불편한 마음을 인지할 수 있도록 드러내주고 후벼파준 책이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와 같이 일할 때 평정심과 함께 생산적이고 더 건설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책에서는 자기기만(특정한 행동을 하고 있음에도 자신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믿을 때), 자기배반(다른 이를 위해 내가 무엇인가 해야만 한다는 생각과 느낌에 대해 반하는 행위)과 같이 굵직한 개념들이 나온다. 이러한 개념들 하나하나가 크게 와닿진 않았다. 허나 책을 다 읽고 나니, 앞으로 내가 어떻게 생각을 바꾸면 좋을지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이는 다음과 같다.

  • '문제는 나에게 있다. 내가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까?'와 같이 문제의 근원을 먼저 나에게서 찾는다. 이러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기보다는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 더 빠르고 쉽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하기도 하다.
  • 그리고 '저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뭘까?'와 같이 역지사지를 하는 것이다. 알고 보면 다 이유가 있다. 내 시야에서는 잘못처럼 보이더라도 잘못이 아닐 수 있다.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역지사지를 바탕으로 한 번 더 생각해보려고 한다.

사실 이런 생각들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진짜 이건 내가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라던가 '이건 진짜 이해하기 어려운데?'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고, 이런 생각이 들어 잘못된 행동을 하면 상대방도 나에 대한 상자가 생겨 악순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상자 안에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상자 밖으로 나왔을 때, 상자 안에 갇힌 다른 사람을 꺼내줄 수 있다면 더욱 상자 안에 있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상자 안에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 '상자 밖으로 나와서 생각해야겠다'라고 꾸준히 생각하는 것, 상대방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것, 상대방의 긍정적인 것과 그것의 가능성을 생각하며 훨씬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