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유명한 반면, 자기관리론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데일 카네기가 자기관리론이라는 책도 썼었네? 여기서 말하는 자기관리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에 무심코 집 앞 서점에서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자기관리라고 하니 '외모 관리, 건강한 식사, 절제, 소통' 등을 얘기하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원서 제목인 'How to Stop Worrying and Start Living'처럼 걱정을 극복하고 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얘기해준다. 꽤나 신선했다. 걱정을 정말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단 책에서 말하는 몇 가지 방법을 실생활에서 적용해보고 있는데 꽤나 효과가 있다. 이전에는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자거나 일에 지장이 있곤 했다. 책에서 소개하는 몇 가지 방법을 적용해본 이후로는 그 정도가 덜 해졌다. 내가 실생활에서 적용하고 있는 방법들, 그리고 앞으로 적용해보면 좋을 것들을 남겨보고자 한다.
분감개
딱딱하게 분석 - 감수 - 개선이라고 쓰면 재미 없을 것 같아 짤막하게 줄여보았다. 단순한데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방법이다.
- 무엇을 왜 걱정하고 있는지 분석해본다.
-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고 그걸 감수하기로 마음 먹는다.
- 침착하게 개선한다.
보통 나는 걱정을 극복하기 위해 '어차피 잘될거야..!'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럼에도 불안했다. 정말 잘 되긴 할까?라는 의구심이 계속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겐 2번이 신선했다. 오히려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고 감수하라니!
최근 나는 한 2개월 간 회사에서 새로운 일을 많이 했다. FE 업무라도 익숙치 않은 작업을 많이 해야 했다. 기대감도 있었지만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에 휩싸였던 것도 사실이다. 이 불안감을 극복하고 일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이 방법을 시도해보았다.
- 분석: 내가 불안감을 느끼는 영역은 해보지 않았던 업무를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 감수: 내가 이 일을 해내지 못했을 때 어떻게 될까? 평판이 나빠지고 신뢰성을 잃을 것이며,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실망을 할 것이다. 제때 배포하지 못해 매출은 낮아지며 PM분들의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이다. 이렇게 최악의 상황에 대한 상상을 한 후, 일을 해내지 못하더라도 나빠지는 나에 대한 평판을 상상해보며 이를 감수하기로 했다. 죽는 것도 아니고 단지 평판만 나빠질 뿐이다. 잘리지도 않는다.
- 개선: 이렇게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고 감수한 이후로는 조금 침착해진다. 그러면 조금 더 이성적으로 개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이때 떠올린 개선 방법은 어려운 일을 먼저 하는 것이었다. 난 일단 상대적으로 쉬운 업무인 UI부터 구현하곤 했다. 중요한 로직은 막바지에 증명해보곤 했다. 그러다보니 쉬운 일을 먼저 하고 있어도 '나중에 중요한 로직을 구현할 때 생각치 못한 문제가 있어서 못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자주했다. 그래서 이번엔 어려운 일들을 목록화하고 하나씩 작게나마 검증해본 후 자신감을 얻고 일을 시작했었다.
결론적으로는 일에 대한 퍼포먼스가 확실히 더 올라왔었다. 혼자 끙끙대지 않았으며, 불안감에 정신이 뺏기는 시간을 줄여 일에 집중하는 시간을 더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쁘게 움직여라
바쁘게 살고, 계속 몰입하다보면 걱정할 틈도 없다. 오히려 걱정은 사치가 된다.
요즘 나는 바쁘게 살기 위해 돈을 써서 강제성을 부여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격투기 체육관에 등록을 했고, 돈이 아까워서라도 시간이 되면 꼭 가려고 한다.(사실 재미있어서 가는 것이 크다) 그리고 최대한 많은 활동을 해보려 한다. 여기엔 글또라는 개발자 모임을 이용해보고 있는데 관심 있는 모임이 생기면 종종 나가고 있다. 일이 한가해지면 해보고 싶었던 목록들에서 가장 재미있을만한 걸 꺼내어 해보고 있다.
이렇게 살다보니 지쳐서 잠도 이전보다 잘 자고, 매번 몰입해야 하는 순간이 많다보니 걱정할 틈도 많이 줄어들었다.
죽은 개는 아무도 걷어차지 않는다.
중요한 사람일수록 그 사람을 걷어차는(비난하는) 사람들은 더 큰 만족을 얻는다. 즉 걷어차일수록 무언가를 성취하고 있고 주목받을만한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의미이다. 오히려 잘하고 있다는 의미이니 기죽지 말고 옳다고 생각되는 일이면 굳건하게 그저 하면 된다.
난 비난 받으며 살고 있진 않다. 오히려 그 반대인 것 같다. 그럼에도 이 내용이 꽤 와닿는다. 누군가 의심해도 그냥 해서 이뤄냈던 경험이 영향을 끼친 듯 싶다.
갑자기 TMI이긴 한데, 이 책에서 알게 된 것 중 기억에 남는 건 데일카네기 왼손의 손가락은 4개뿐이라는 것이다. 어릴 적에 놀다가 사고로 잃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걱정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에 흥미가 느껴지거나, 지금 당장 떠오르는 걱정으로 인해 살 수가 없을 지경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정말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