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
좋음, 좋음, 좋음!
얼마 만에 읽는 소설 책인지 모르겠다. 언제 내가 소설 책을 읽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아마 고등학생...인가 대학생 때 읽었던 삼국지가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평소 읽는 경제/자기개발 책들은 정독하는 편이다. 즉 생각을 많이 하며 읽고 있다. 그래서 가끔은 과부하가 걸려 지칠 때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뇌 빼고 읽을 수 있는 책으로 편안함을 느껴보고 싶었다. 그래서 소설 책을 찾아보던 와중, 영화 인터스텔라와 마션 같은 SF 영화는 대부분 즐겨보았던 터라 SF 장르로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 프로젝트 헤일메리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천문학, 물리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때가 있어 뇌를 빼고 읽진 못했다)
이 책의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줄거리(결말까지 포함하고 있음)
세계는 태양의 밝기가 줄어들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로 인해 얼어 붙을 지구를 구할 프로젝트를 구성한다. 여기에 한 때 잘 나갔던 과학자 라일랜드 그레이스는 과거에 썼던 논문으로 인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범인은 외계 생명체인 아스트로파지. 생명체이지만 눈도 없고 팔, 다리도 없다. 그저 아주 작은 점이다. 이 아스트로파지는 열 에너지를 먹이로 삼는다. 이 아스트로파지가 태양에서 번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태양의 밝기가 줄어들었고, 지구는 앞으로 26년 내에 얼어 붙을 위기에 처한다.
아스트로파지는 8광년 이내의 별들을 감염시키기도 하는데, 신기하게도 타우세티라는 별은 전혀 감염되지 않았다. 타우세티가 감염되지 않은 이유를 밝혀내면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과 일행들은 아스트로파지를 연료 삼아 우주선을 만들고 타우세티로 가서 비밀을 파헤치고자 한다.
근데 타우세티에 도착하니 웬 커다란 물체가 보인다. 외계인의 우주선이다. 광활한 우주에서 우주선을 만날 확률은 정말 극악이다. 같은 이유로 타우세티에 도착했을 것이다.
과학자이자 지구인 그레이스, 엔지니어이자 에리디언(소설에서 이 외계인을 칭하는 말) 로키는 서로의 특기를 이용해 난관을 헤쳐나가고 타우세티의 비밀을 알게 된다.(그레이스와 로키의 일행들은 타우세티로 오는 과정에서 모두 죽었다) 타우세티에는 아스트로파지를 먹이로 삼는 타우메바가 존재했던 것이다. 이 생명체를 가져가면 고향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각자 고향으로 출발하고 난 후, 문제가 발생한다. 아주 단단한 물체로 이루어진 상자에 담긴 타우메바가 상자 밖으로 새어 나와서 우주선의 연료인 아스트로파지를 잡아먹고 있는 것이다. 과학자인 지구인 그레이스는 이 현상의 이유를 알아내어 우주선의 연료가 모두 바닥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엔지니어인 로키는 모를 것이다.
로키를 구하러 간다면 식량이 부족해 지구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를 구하러 향한다.(지구를 구할 타우메바는 작은 우주선으로 이미 보내 놓은 상태) 그레이스는 마침내 로키의 우주선을 구하고 로키의 고향으로 향한다.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든 그레이스는 다시 밝아진 지구를 그리워하며, 그리고 로키 고향의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하며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책을 읽는 내내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중간에 끊을 수가 없었다. 전혀 상상해보지 못했던 외계인의 묘사, 우주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전개 때문이었다. 천문학, 물리학을 잘 모르다보니 상상하는 것이 힘들긴 했지만, 그냥 그런가보다하며 넘어가니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로키와의 티키타카,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때 나오는 낙관적인 바이브였다. 읽다 보면 절로 흐뭇해지곤 했다.
읽으면서 정말 궁금했던 건 로키는 대체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것이다. 책에서 로키는 눈이 없으며 음파로 '볼 수 있다'라고 표현한다. 청각에 의존하는 것이다. 몸집은 인간보다 작으며 마치 다리가 5개인 거미와 같다고 한다. 여태 영화에 나오는, 마치 인간처럼 눈과 머리, 팔과 다리가 달린 외계인이 아닌 것이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영화화가 확정되어 2026년 3월에 개봉될 예정이다. 로키의 생김새와 낙관적인 말투를 어떻게 표현했을지 얼른 확인해보고 싶다.("좋음, 좋음, 좋음!"은 로키가 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