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력도 피곤함을 느낀다.

의지만 있다면 못할 일은 없다.

과연 그럴까?

스탠포드 대학교의 바바 쉬브라는 교수가 실시한 연구에서는 우리의 의지력이 얼마나 덧없는지 보여준다.

그는 165명의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한 그룹에게는 2자리의 숫자를, 다른 그룹에게는 7자리의 숫자를 외우도록 했다. 숫자를 보여주고 다른 공간으로 인도한 뒤에 앞서 본 숫자를 떠올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다.

이후 참가에 감사하다는 의미로 간식을 선물했는데, 두 가지 음식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하였다. 하나는 맛은 좋지만 몸에는 나쁜 초콜릿 케이크, 다른 하나는 건강에 좋은 생과일이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여기서 7자리 숫자를 외운 학생들이 2자리 숫자를 외운 학생들보다 초콜릿 케이크를 2배나 더 많이 선택했다. 인지적으로 조금만 더 힘든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나쁜 선택을 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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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력은 결국 뇌로부터 나오는 것이고, 뇌는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연료가 없다면 쓸 수 없는 배터리와 같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의지력은 에너지가 부족해질 때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 호흡과 같은 신경 반응들은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해서 바로 영향을 받진 않는다. 배가 고파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호흡을 제대로 한다. 하지만 생각은 다르다. 에너지가 없다면 생각에도 지장을 받게 된다.

의지력은 무한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밤에 오늘 하지 못한 일을 떠올리고 나의 의지력 자책을 하곤 한다. 하지만 자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력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한정된 의지력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